김승환

제 작업을 관통하고 있는 가장 큰 주제는 바로 주관입니다. 인간의 감각기관은 자신만의 세상을 형성하게 하는 주관적인 기관입니다. 그런 감각기관을 대신하고 있는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저는 아름다움을 관찰하고 그려내는 화가이고 싶습니다.

A girl

그림에서의 인물은 눈을 가리고 있지만 주목해야할 점은 눈을 가리고 있는 오브제입니다. 
그 오브제는 시선을 가리기위해 만들어진 안대나 천이 아닌 꽃입니다. 
인물은 눈을 가려 어떠한 것에서 회피하거나 분리시켜버리는 것이 아닌 꽃이라는 오브제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인간의 감각기관은 자신만의 세상을 형성하게 하는 주관적인 기관입니다. 
그런 감각기관을 대신하고 있는 오브제와 인물을 통해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며 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 boy

작가 김승환, 권진애 감독의 공동 창작물인 그림책 '뿔난 늑대'에 묘사한 장면을 그려낸 작품 중 하나입니다. 그림책 <뿔난 늑대>는 외톨이 사슴이 우연히 뿔을 가진 늑대를 도와주면서 서로 친구가 되지만 각자의 열등감으로 인해 엇갈리게 되는 두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각 형태를 따라 테두리가 재단 되어진 인물과 식물은 관람객 앞에 더욱 생생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는 작품이 전시되는 공간에 따라 제각각의 배경을 취하게 됨으로써 작품 속 인물과 공간의 관계를 다각화하여 생각할 수 있는 측면을 내포한다.

꽃향기

처음 '창문에 띄우기' 작업의 시작은 고향집의 창문에서부터였습니다. 몇 십년동안 자연과 나의 내면을 관찰하게 해주었던 그 창문은 고향집이 철거되면서 창고 구석에 버려지게 되었습니다. 몇 년이고 방치 된 그 창문을 볼 때마다 저는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첫 작업을 계기로 잊혀진 집들의 창문에 풍경을 띄우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달은 보고 있으면 마치 빨려들어갈 듯 한 느낌이 들 정도로 신기한 존재입니다. 
또 그 변하는 모습들 마다 다른 느낌을 줍니다. 
이 작품은 그런 달의 묘한 분위기와 변하는 모습, 독특한 질감을 표현하였습니다.
조명 아래에서 마띠에르로 인해 생기는 그림자는 더욱더 풍부한 색의 변화를 주는데 그것이 이 작품을 특별하게 하는 유니크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달 띄우기

작가 김승환, 권진애 감독의 공동 창작물인 그림책 '뿔난 늑대'에 묘사한 장면을 그려낸 작품 중 하나입니다. 그림책 <뿔난 늑대>는 외톨이 사슴이 우연히 뿔을 가진 늑대를 도와주면서 서로 친구가 되지만 각자의 열등감으로 인해 엇갈리게 되는 두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낙서와 디지털 페인팅입니다.
낙서는 다른 사물의 본질을 훼손하며 ‘곧 지워진다’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페인팅은 색을 쌓아나가는 수작업과는 반대로 지움과 채움이 동시에 진행되기에 필연적으로 밑의 색을 대체하는 방법으로 그려집니다.
작가는 바로 그 훼손의 언어들로 이루어진 인물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도 불멸하는 것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곧 모든 것의 가치가 너무나도 빨리 변화하며 전복이 되는 현대사회에서, 오리지널리티에 대해 화가가 가져야할 마음가짐은 무엇일까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은 것이기도 합니다.

Hidden deer

뿔난 늑대

달은 보고 있으면 마치 빨려들어갈 듯 한 느낌이 들 정도로 신기한 존재입니다. 
또 그 변하는 모습들 마다 다른 느낌을 줍니다. 
이 작품은 그런 달의 묘한 분위기와 변하는 모습, 독특한 질감을 표현하였습니다.
조명 아래에서 마띠에르로 인해 생기는 그림자는 더욱더 풍부한 색의 변화를 주는데 그것이 이 작품을 특별하게 하는 재미있는 요소로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니화분을 놓을 수 있게 특별 제작 된 액자는 작품을 더 유니크하게 하는 요소입니다.

달띄우기

작가 김승환, 권진애 감독의 공동 창작물인 그림책 '뿔난 늑대'에 묘사한 장면을 그려낸 작품 중 하나입니다. 그림책 <뿔난 늑대>는 외톨이 사슴이 우연히 뿔을 가진 늑대를 도와주면서 서로 친구가 되지만 각자의 열등감으로 인해 엇갈리게 되는 두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사각의 액자 안에 각 형태를 따라 테두리가 재단 되어진 인물과 식물은 관람객 앞에 더욱 생생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는 작품이 전시되는 공간에 따라 제각각의 배경을 취하게 됨으로써 작품 속 인물과 공간의 관계를 다각화하여 생각할 수 있는 측면을 내포한다.

Don't leave me alone

Beautiful spotted deer

화가로써의 권태감을 극복하기 위해 2019년부터 시작한 것이 인상주의에 대한 연구와 재료의 변화였습니다. 인상주의와 잘 어울리는 재료를 찾다가 크레파스을 선택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크레파스 드로잉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화나 아크릴과 같이 색을 조색해서 사용하는 재료완 다르게 이미 만들어진 색을 병치적으로 배치하여 풍부한 색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크레파스의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재료의 특별한 점은 크레파스를 들고 그림을 그릴 때는 사물을 재미있게 관찰하고 표현하였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해준다는 점입니다.

처음 '창문에 띄우기' 작업의 시작은 고향집의 창문에서부터였습니다. 몇 십년동안 자연과 나의 내면을 관찰하게 해주었던 그 창문은 고향집이 철거되면서 창고 구석에 버려지게 되었습니다. 몇 년이고 방치 된 그 창문을 볼 때마다 저는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첫 작업을 계기로 잊혀진 집들의 창문에 풍경을 띄우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 위에 노을이 물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를 아련한 기분을 느낍니다.
석양은 막연한 꿈과 어떤 날에 대한 향수 그리고 서글픔이 뒤섞인 묘한 안정감을 불러일으킵니다.

Float a river

처음 '창문에 띄우기' 작업의 시작은 고향집의 창문에서부터였습니다. 몇 십년동안 자연과 나의 내면을 관찰하게 해주었던 그 창문은 고향집이 철거되면서 창고 구석에 버려지게 되었습니다. 몇 년이고 방치 된 그 창문을 볼 때마다 저는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첫 작업을 계기로 잊혀진 집들의 창문에 풍경을 띄우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가 김승환, 권진애 감독의 공동 창작물인 그림책 '뿔난 늑대'에 묘사한 장면을 그려낸 작품 중 하나입니다. 그림책 <뿔난 늑대>는 외톨이 사슴이 우연히 뿔을 가진 늑대를 도와주면서 서로 친구가 되지만 각자의 열등감으로 인해 엇갈리게 되는 두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Hidden wolf

고양이

처음 '창문에 띄우기' 작업의 시작은 고향집의 창문에서부터였습니다. 몇 십년동안 자연과 나의 내면을 관찰하게 해주었던 그 창문은 고향집이 철거되면서 창고 구석에 버려지게 되었습니다. 몇 년이고 방치 된 그 창문을 볼 때마다 저는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첫 작업을 계기로 잊혀진 집들의 창문에 풍경을 띄우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측 가능한 결과 앞에서도 선택을 하여야 하는 상황이 우리의 삶에선 자주 일어납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선택과 결과, 운명에 대한 아이러니를 소녀와 함께 있는 식물을 통해 비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강점과 약점이 공존하는 상태인 인간 의식을,
강점과 약점이 공존하는 존재인 사슴의 모습에 비유하여 그려보았습니다.
저는 삶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들을 관찰하여 비유적인 장면으로 그려내는 작업을 통해 
의식의 다양한 모습과 특징, 나아가서 인간에 대한 질문들을 여러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책 ‘두메별, 꽃과 별의 이름을 가진 아이’의 표지 원화작업입니다.
‘두메별, 꽃과 별의 이름을 가진 아이’는 범유진 작가가 쓰고 자음과 모음 출판사가 출판한 책으로써 백정의 딸인 주인공 두메별이 세상의 변화를 차츰차츰 깨달으며 평등과 자아를 찾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2019년부터 시작한 인상주의에 대한 연구와 재료의 변화는 제가 주로 하고 있는 유화 작업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 기법적 변화가 잘 표현된 작품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물감 튜브에서 나온 그대로의 색을 자유롭고 변칙적인 붓질로 병치적으로 채색하여 강하고 풍부한 색의 변화와 거친 마띠에르가 잘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Chrysanthemum

우거진 나무들의 그림자들과
그 사이로 비치는 파란 하늘이
깊이를 알 수 없는 묵직한 연못의 수면 위에 비쳤고
작은 물고기를 진흙과 함께 버무린 것 같은 비릿한 내음과
나의 발걸음에 짓이겨지던 풀들에서 나는 독한 풀내음이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던 나를 둘러쌌고
있지도 않았던 나의 조금은 어두운 과거를 떠올리게 했고
그래서 그 위를 동동 떠있는 연잎들이 그렇게 상쾌해 보일 수가 없었다

연못

2013년부터 2017년 까지 진행한 ‘꽃의 모습’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자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점이 된 작업입니다. 이 작업 이후로 어떤 특정한 오브제와 특정한 상황에서의 모습뿐 아니라, 인간의 삶 속에서 보이는 다양한 모습들을 관찰하여 비유적인 장면으로 그려내는 작업으로 영역을 넓히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감각 기관은 자신만의 세상을 형성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감각들은 때론 너무 허무하게 타인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과연 나의 자아는 온전히 나만의 것인가? ‘구도자와 선도자’는 그런 질문을 표현한 작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구도자와 선도자

이 작품은 2018년에 첫 붓질을 시작으로 장장 3년동안 그려낸 작품입니다.
기존의 작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스타일의 작업을 시도 해보기로 하였고 많은 고민과 시도 속에서 이 작품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유롭고 변칙적인 붓질이 익숙하지 않아 불편한 느낌 속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런 저의 상태가 색의 부조화와 붓질의 엉성함으로 작품에 낱낱이 드러나더군요.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여러 습작들을 그리기 시작했고 익숙해졌다고 생각되어서야 다시 작품을 그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과 다르게 이번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려지더군요. 하지만 오히려 익숙해진 스킬들이 작품의 매력을 떨어뜨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오랜 기간 휴식을 가진 후에서야 이 작품을 완성시킬 적절한 붓질과 색에 대한 감을 잡아가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자세히 보시면 이 그림 안에는 각각 다른 시기에 그려진, 느낌이 사뭇 다른 여러 가지 기법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낯설었던 처음의 밑작업과 거침없이 그렸던 붓질, 그리고 부담감을 내려놓고 그린 마무리 붓질.
다행히 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아름다운 양귀비 꽃밭을 이루고 있습니다.

Poppy

화가로써의 권태감을 극복하기 위해 2019년부터 시작한 것이 인상주의에 대한 연구와 재료의 변화였습니다. 인상주의와 잘 어울리는 재료를 찾다가 크레파스를 선택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크레파스 드로잉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화나 아크릴과 같이 색을 조색해서 사용하는 재료완 다르게 이미 만들어진 색을 병치적으로 배치하여 풍부한 색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크레파스의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재료의 특별한 점은 크레파스를 들고 그림을 그릴 때는 사물을 재미있게 관찰하고 표현하였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해준다는 점입니다.

Ranunculus

수선화의 꽃말은 자기애, 자존심, 고결, 신비 입니다.
수선화는 신화 속에서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다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자존감과 자신감이 낮았던 저에게는 힘을 주는 꽃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른 탓도 있겠지만 지금은 저 자신을 더욱 사랑할 줄도 알게 되었고 작업을 통해 자신감 또한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가끔 벽에 걸린 수선화 작품들을 보면서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마음을 다잡기도 합니다.

Narcissus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단편 ‘눈 속에 흘린 피의 흔적’을 읽고 그린 작품입니다.
장미가시에 찔려 죽음에 이르게 되는 여인의 이야기처럼, 믿기지 않는 현실을 담아내는 그의 문학기법은 ‘마술적 사실주의’라 불리게 되었고, 그의 작품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는 ‘마술적 사실주의’가 주는 리얼하면서도 기묘한 분위기를 사실적인 표현과 그에 대비되는 거친 마띠에르로 인해 생기는 색의 변화를 통해 표현한 작품입니다.

눈 속에 흘린 피의 흔적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이 가시연꽃은 100년에 한 번 꽃이 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드물게 피기 때문에 보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 할 정도입니다.
꽃말 '감사합니다', '당신에게 행운을'

Prickly Water Lily

그림책 <뿔난 늑대>는 외톨이 사슴이 우연히 뿔을 가진 늑대를 도와주면서 서로 친구가 되지만 각자의 열등감으로 인해 엇갈리게 되는 두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그 그림책에 수록된 삽화의 원화 작품으로써 색연필, 연필, 아크릴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여 다양한 형식으로 그려낸 작품들입니다.

Blurry,blurry

Is it too late

What's wrong with this

Who are you

Dhole

Deer

Wolf

Come on, come on!

Meeting

햇빛에 반짝이는 나리꽃. 
나리꽃은 시각적으로 아주 강렬하고 묘한 느낌을 주는데 그 꽃의 지독한 향으로 인해 더욱더 특별함을 가지는 꽃입니다. 
다른 꽃들처럼 무엇인가를 온몸으로 불러들이는 것이 아닌, 호락호락하게 보이지 않겠다는 그 꽃의 분위기가 저는 좋습니다.
꽃말은 순결, 변함 없는 사랑입니다.

Lily

사슴은 좀 떨어지는 시각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청각과 후각이 예민하여 위험을 잘 포착합니다. 크고 곧게 서 있는 귀는 사방에서 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소리가 나는 방향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사슴은 먹이를 먹을 때나 쉴 때 항상 바람이 부는 쪽을 향하는데, 이는 바람에 실려 오는 포식자의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기 위해서 입니다. 
 저는 이런 사슴의 모습이 인간과 그 의식의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의식은 사슴의 뿔처럼 자신을 보호하는 무기가 되기도 하고 사슴의 예민한 청각과 후각처럼 인간 외부의 있는 다양한 변화들을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그 연약한 신체나 낮은 시각 능력처럼 약점이 되기도 합니다. 작품에서의 소녀는 마치 사슴과 같이 숲에 숨어서 무엇인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포식자를 피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런 비유적인 장면을 통해 의식의 다양한 모습과 특징, 나아가서 인간에 대한 질문들을 여러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시작한 인상주의에 대한 연구와 재료의 변화는 제가 주로 하고 있는 유화 작업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 기법적 변화가 가장 잘 표현된 작품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물감 튜브에서 나온 그대로의 색을 자유롭고 변칙적인 붓질로 병치적으로 채색하여 강하고 풍부한 색의 변화와 거친 마띠에르가 잘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Iris

저는 고단한 반복의 나날을 이겨내기 위해 가끔이나마 이곳저곳으로 여행을 다닙니다. 거기서 만난 자연은 날카로워진 제 마음을 진정시켜주고 위로해 줍니다.
자연에서 안정을 찾게 된 것은 많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였습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태어난 저에게 자연은 그저 고되게 일을 하는 곳이었으며 하루하루 삶을 살아가는 곳일 뿐, 거기서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새는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대학 진학을 계기로 여러 도시를 떠돌게 되었고 바쁜 나날들 속에서 점점 도시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던 중 원인 모를 마음의 병을 앓고 나서부터 저는 그림과도 멀어지고 사람들을 피하게 되었습니다.
그 무렵 제 온 정신은 이 답답한 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뿐 이었습니다.
결국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저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저는 잠깐이나마 산책을 합니다. 
내가 나로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그것을 한껏 들이마시고 부푼 마음을 가지고 다시 작업실로 향합니다.

책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표지 원화 작업

화가로써의 권태감을 극복하기 위해 2019년부터 시작한 것이 인상주의에 대한 연구와 재료의 변화였습니다. 인상주의와 잘 어울리는 재료를 찾다가 크레파스을 선택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크레파스 드로잉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화나 아크릴과 같이 색을 조색해서 사용하는 재료완 다르게 이미 만들어진 색을 병치적으로 배치하여 풍부한 색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크레파스의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재료의 특별한 점은 크레파스를 들고 그림을 그릴 때는 사물을 재미있게 관찰하고 표현하였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해준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작업에 대한 권태감으로 인해 시작한 인상주의에 대한 연구와 재료의 변화는 제가 주로 하고 있는 유화 작업의 기법은 물론 그림을 보는 시각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기술적으로 숙달되지 못한 작품으로 생각되어 보지도 않던 그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 어설픈 듯 무심한 듯이 던진 붓질과 정형화 되지 않은 색의 표현이 보면 볼수록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자유로움을 위해 오히려 제가 이제껏 닦아온 기술들을 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결국 그 노력은 저의 마음을 마치 유화를 처음 접했을 때로 돌아가게 해주었고, 제 작업세계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Evening primrose

제 작업을 관통하고 있는 가장 큰 주제는 바로 주관입니다. 인간의 감각 기관은 자신만의 세상을 형성하게 하는 주관적인 기관입니다. 그런 감각 기관을 대신하고 있는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꽃의 모습

아름다움을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섬세한 터치와 빛의 표현에서 작가의 장인 정신이 느껴집니다.

Flower

이 작품은 2018년에 첫 붓질을 시작으로 장장 3년 동안 그려낸 작품입니다.
기존의 작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스타일의 작업을 시도해보기로 하였고 많은 고민과 시도 속에서 이 작품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유롭고 변칙적인 붓질이 익숙하지 않아 불편한 느낌 속에서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런 저의 상태가 색의 부조화와 붓질의 엉성함으로 작품에 낱낱이 드러나더군요.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여러 습작들을 그리기 시작했고 익숙해졌다고 생각되어서야 다시 작품을 그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과 다르게 이번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려지더군요.
하지만 오히려 익숙해진 스킬들이 작품의 매력을 떨어뜨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오랜 기간 휴식을 가진 후에서야 이 작품을 완성시킬 적절한 붓질과 색에 대한 감을 잡아가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자세히 보시면 이 그림 안에는 각각 다른 시기에 그려진, 느낌이 사뭇 다른 여러 가지 기법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낯설었던 처음의 밑 작업과 거침없이 그렸던 붓질, 그리고 부담감을 내려놓고 그린 마무리 붓질.
다행히도 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아름다운 양귀비 꽃밭을 이루고 있습니다.

Chaenomeles flower

Wild chrysanthemum

Wolf and deer

작품 속의 식물은 아카시아(원래 이름은 아까시나무) 나뭇잎입니다. 
이 잎을 보다보면 어렸을 적 많이 했던 놀이가 생각납니다.
아카시아 잎을 하나씩 떼어 내면서
한다...하지 않는다...한다...하지 않는다...
예...아니요...예...아니요...
그런데 이 놀이의 재미있는 점은 끝까지 가지 않더라도 결과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마지막 잎사귀는 떼어내야 합니다.
이와 비슷한 일이 우리 삶 속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게 운명인지 아니면 선택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매일 열심히 살아갈 뿐...

예측 가능한 결과 앞에서도 선택을 하여야 하는 상황이 우리의 삶에선 자주 일어납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선택과 결과, 운명에 대한 것을 소녀와 함께 있는 식물(아카시아-아까시나무)을 통해 비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