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없는 마음

온라인 개인전

말이 없는 마음

by 박세빈 · 조회수 168회  · 2022년 5월 16일

작고 단순한 박세빈 작가의 그림은 우리의 심심한 마음에 약간의 기쁨을, 지친 마음에 섬세한 위로의 온기를 전하는 것 같다. 그가 빚어낸 풍경을 보고 있자면 세상에는 설명이 전혀 필요 없는 그림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저 보드라운 바람이나 따스한 한줄기 빛처럼 우리의 마음에 닿아 조용히 스며드는 것이다.

박세빈 작가는 끝없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삶의 순간들에 집중한다.

<Afternoon flame>, 2021, 장지에 혼합재료, 15.0x15.0cm

그는 복잡한 세상 속에서도 비교적 정적인 것들, 기억에 자리한 익숙하고 소박한 풍경을 관찰하기를 좋아하고 즐겨 그렸다. 자신을 '내면의 고요를 찾아, 따뜻한 빛과 색감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에게 있어 그림은 보는 방식이자, 이미지의 언어임과 동시에 세계와 자신을 관통하는 하나의 빛인 것처럼 보인다.

이성에서 감성으로, 언어에서 모호함으로

〈Unlocked(자화상)〉2018 , 장지에 수묵채색, 37*35cm

과연 '좋은 예술'이란 무엇일까? 미술 철학자와 예술가들을 비롯한 수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고민해온 명제다. 박세빈 작가의 다소 심오한 지난 작업들은 분명하게 답을 던지는 것 같다. 과거 그는 이성적으로 깨달음을 주고 더 나아가 삶에 영향을 미치는 예술의 교화적인 측면에 매료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단순한 메시지를 넘어서 사람들의 습관과 인식을 바꾸는 무거운 일이었을 테다.

<기억의 온도(Temperature of memory)>, 2021, 장지에 혼합재료, 17.4x17.0cm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재난이 전 세계를 덮쳤던 시기, 그의 작업관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정확히는 모든 기억이 담겨있는 익숙한 동네 풍경,〈기억의 온도〉부터였다. 갇혀있다시피 했던 집에서 동네로 점차 행동반경을 넓히면서 서서히 '정답'이라고 믿었던 이념과, 보여지는 형식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게 되었다고. 그 후 세계와 자연을 느끼며, 그 속에서 오롯이 자신과 솔직하게 마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자신이 느꼈던 마음의 안정과 삶 자체에 대한 감사함을 담아, 그 느낌을 온도로서 전달되도록 표현하기 시작했다.

<안부 (Mara’s salad)>, 2021, 장지에 혼합재료, 22.0x22.0cm

모호하게 뭉개진 이미지들은 이제 의미의 맥락에서 벗어나 그 자체로 자리한다. 그 안에는 박세빈 작가의 무의식, 자기 자신의 숨결, 세계를 향한 지각적 산물이 집체되어 있다. 박세빈 작가의 그림은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 머무르고 싶은 아련한 기억의 단편들이며, 따뜻한 온도가 담긴 시선, 위로와 평안함을 나누고 싶은 선한 마음 그 자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말이 필요 없다는 말

그림을 감상하는 데에 있어 작가의 제작 의도에 대한 해석, 작업 당시의 상황과 사회문화적 맥락에 대한 설명이 언제나 필요한 것은 아니다. 구태여 글을 쓰고 말로써 설명하는 것이 군더더기일 때가 있다. 박세빈 작가는 그저 마음에서 나와 다른 이들의 마음에 닿아 온기를 전하는 그림을 그린다. 마술처럼 신비하고 놀라운 치유의 힘을 지닌 그림 말이다.

박세빈 작가의 작업실

작가가 전하는 말

표현이 최종 목적인 사람도 있지만, 저는 누군가와의 창구가 되는 예술을 하고 싶어요. 관객 없는 그림은 수신인이 없는 편지처럼 흩어지는 이야기가 될 거예요. 그렇기에 작은 것도 관심있게 봐주시고 머물러 주시는 분들과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한참 남았지만 시간은 보장되지 않잖아요.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오늘 그리는 그림 마지막 하나라도 누군가의 마음에 가서 닿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으로 작업을 해나가겠습니다.

#풍경화#포근한#따스한#동양화#안온한#평화로운#고요한

작가노트

제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신념은 예술을 통해 마음과 이성의 내재된 본성적 빛을 끌어내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며, 제게 작업이란 ‘좋은 그림’과 ‘좋은 영향’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성찰의 과정이고, 예술과 삶 사이에 공통적인 진리에 대한 고찰이기도 합니다. 이전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받은 긍정적인 영향들을 이어 저도 동시대와 미래의 누군가의 마음과 삶에 머무를 수 있는 작업을 남기고 싶습니다. 저는 복잡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비교적 정적인 것들과 자연, 거기서 포착되는 변화와 혼돈의 아름다움,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속에 불변하는 가치에 집중합니다. 제가 포착하거나 상상한 이미지를 통해 궁극적으로 여타의 요소가 배제되고 ‘현재’ 집중하는 시공간과 제가 온전히 합일될 때 느끼는 ‘내면의 평안한 정적’을 그려내는데, 풍경 자체의 아름다움을 담기보단 그것에서 비롯된 감성적 네러티브와 상상, 다면적이고 모호한 감정과 기억을 반영해 인상적인 색감과 현실보다 생략적이고 부드럽게 변형된 형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존 장르와 재료 간의 분류에 속하기 보다 그 사이에서 여러가지를 융합하며 새로운 표현을 찾고자 하는 작업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회화, 일러스트, 영상물, 책, 이미지의 청각화 등 여러 방법론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세빈

박세빈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전시 경력> 2022 나의 여름에게: 물 위에 쓰는 편지 4인전- 폴스타아트 갤러리 (서울) 2022 가끔은 숲으로 도망치고 싶어져- nft전 무목적 갤러리 (서울) 2022 하남 스타필드 상생 아트 페스티벌 (경기) 2021 무우수 갤러리 청년 작가 4인전 (서울) 2021 Spread, Pause-홍익대학교 신축강당 (서울) 2021 라코스테-폴라로이드 콜라보 가로수길 전시 ‘색다른 하루를 만나봐’ (서울) 2020 제 5회 서울 국제 아트쇼 (서울) 2016 제 27회 한국선면전 (서울) 2016 서울 국제 아트쇼 (서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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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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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빈
작가

SNS 타고 여기까지 와주셨군요! 다정한 감상평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 은지님 마음에 머물렀다니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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