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이상

온라인 개인전

망막이상

by 박준상 · 조회수 176회  · 2021년 4월 21일

다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간다. 그 과정 속에서 잠깐의 행복을 맛보며 숨을 고른다. 이내 등이 떠밀려서는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그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다. 정확히는 내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겠다. 박준상은 욕망을 통해 그 답을 찾고 있다. 그에게 있어 사회, 타인, 나 자신의 욕망은 본질적인 정체성을 흐리게 하는 동시에 그 과정 자체가 새로운 정체성으로 자리하는 불확실한 메커니즘인 셈이다.

박준상 작가

안녕하세요, 박준상입니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불확실성'을 통해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관찰하고 사색하기를 즐기는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남들보다 조금 더 회의적인 태도를 지니게 된 것 같습니다. 어른들은 그럴 시간에 공부나 하라고 혼을 내셨지만요 (웃음).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제 오랜 습관이 작가로서는 바람직한 태도라니, 저는 곧 죽어도 계속 작가로 남아야겠습니다.

<Gentlemen 1, 2, 3, 4, 5, 6>, 2020, oil on canvas, 40.9x31.8cm

"나는 누구인가?" 진부한 질문이지만

제 회의적인 태도들은 주변을 돌고 돌아 제 자신에 대한 물음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주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질문이지만 인간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자신을 찾아가는 끊임없는 질문과 대답의 여정 끝에는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나의 정체성이란 무엇인지 명쾌하게 찾고, 구분 짓고, 규정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저는 이러한 과정 자체를 예술의 행위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boy falling from plane>, 2020, oil on canvas, 30.0x30.0cm

불확실성을 정체성으로 나타내다

내 정체성이 불확실하다는 것은 '낯선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어울리지 않는 대상들을 뒤섞어 배치하거나, 흐리게 하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내면서 이 낯선 감정을 시각화하는 것이 제 작업의 정체성인 셈이죠.

<존레논레논레논레논레논레논>, 2019, oil on canvas, 130.3x162.2cm

작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어떤 한 명의 관찰자가 되기도 하고, 현장에 들어가 당면한 문제들에 순응하거나 혹은 반항하면서 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드러내고 있습니다.

《Corona blue》, 에코락갤러리, 2021

욕망하는 시선을 붙잡는 방법

프랑스 철학자 자크 라캉(Jacques Lacan)에 의하면 '나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라고 합니다. 정말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에 의해 사고하고 행동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그것들을 내재화합니다.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는 그만큼 다양한 관점과 욕망의 시선들이 존재하고, 하나의 개인으로 응축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인가'라는 정체성의 문제로 돌아왔을 때 , 과연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KADIZ>, 2019, Oil on canvas, 112.2x162.2cm

저는 데페이즈망 (맥락을 벗어나 엉뚱하게 배치하기) 혹은 하이브리드 (마구 뒤섞기) 같은 혼종적인 표현을 통해 현대 사회에 산재한 욕망하는 시선을 합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것이 자아정체성의 발견으로 이어지는 과정인 셈이죠.

우리가 자유라고 믿고 있는 것

어떤 대상을 그대로 그리기보다는, 중간 지점에서 무엇을 통해 바라보게 하는 설정을 즐겨 사용합니다. 카메라나, 렌즈 같은 것들이요. 그것은 사회적인 시스템이나 관념, 관습을 상징할 수 있는데요.

<Daily life in COVID-19>, 2021, oil on canvas, 116.8x91.0cm

코로나 시대에 백화점이나 지하철 같은 모든 공공시설물에서 사람들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기계 장치인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서 대상을 바라보면 흥미로울 것 같아서 시작한 작품입니다. 결국 개인이 바꿀 수 없는 외부적인 요인을 받아들여서 사회 속에서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잖아요. 숫자 속에서 자유롭다고 믿는 모습을 통해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Untitled>, 2020, oil on canvas, 38.5x38.5cm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관음증적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통해 엿보기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습니다. 더 멀리서, 혹은 숨어서 정확히 대상을 바라볼 수 있는 소재로 인간의 욕구를 드러냈습니다. 이것은 정말 우리의 자유로운 욕구일까요?

<Campfire>, 2021, oil on canvas, 130.3x162.2cm

인간은 개인을 위해 사회라는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지만, 집단이 개개인의 욕망을 모두 담아내기란 불가능합니다. 집단이 커지면서 개인은 소외되고 억압받게 됩니다. 중앙에 위치한 커다란 불꽃은 모두의 욕망으로 만들어낸 것이며, 둘러싸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은 커져가는 불꽃에 휩싸여 형상이 흐릿해지거나 왜곡됩니다. 이제 욕망은 내가 욕망하는 것인지, 커져버린 불꽃에게 욕망 당하는 것인지 혼란스럽게 되었습니다.

관심을 발견하고 모아가기

일상생활 속에서 소재를 많이 찾습니다. 풍경, 정물, 인물 등을 휴대폰으로 찍어두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수집하기도 합니다. 당시에 떠오른 생각이나 감정들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게 자료가 쌓이면 제가 관심이 있는 부분이 드러나기도 하고,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모아가면서 작업으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작가가 수집한 이미지들

가속화된 세상에서 낯설게 보기란

제 작품이 '관찰하고, 다시 바라보며,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인간은 이성을 앞세워 앞으로 나아가기에 급급한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감성은 점차 소외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불확실성에 대한 낯선 감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것들은 결국 숨어있던,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끄집어내는 일입니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시각적 충격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간 현상을 다시 바라보게 할 수 있고, 회의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작업 중인 박준상 작가

거창한 계획은 없지만

계속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작가가 각자만의 방식이 있는 것 같지만 저는 대단한 작가로서의 욕망보다는 포기하지 않고 작업을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작업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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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사회가 나를 바라보는 욕망, 스스로 자신을 바라보는 욕망, 내가 다른 이들을 바라보는 욕망의 세 가지 시선을 통한 욕망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며, 내가 두 가지 이상의 시선을 느낄 때 정체성은 불확실해지고, 회의하는 과정에서 더욱 불확실해졌다. 나의 작업에서 이러한 '불확실성'은 화면에서 흐릿하게 흐려지고, 동시다발적인 욕망의 시선이 하나의 개인으로 응축되어 나타난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 되거나 '데페이즈망' 되어 그려진다. 권력이 대중 매체의 배후에서 마치 원근법의 초월적 주체처럼 자리하듯 작업의 주체인 내가 구축하는 이미지들은 세 가지 시선에 대한 개인적인 나의 생각과 시선을 담아낸다. 즉 현대사회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욕망-시선을 통해 불확실해진 정체성과 욕망을 '나'라는 개인으로 응축시켜 그려내는 것이다.

박준상

박준상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수료 대구대학교 현대미술과 졸업 [개인전] 2020 “나는 누구인가요?”, 사이아트스페이스, 서울 [단체전] 2020 HACT 홍대 교류전, 갤러리 빈치, 서울 K옥션 전시 프리뷰, 서울 모樂 모樂 展, 일호갤러리, 서울 New thinking New art 2020, 나무화랑, 서울 아트 바이러스, 갤러리 거인의 정원, 제주 2019 “In progress” 20th GPS展 ,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INSATAF, 인사아트프라자, 서울 The Graduation 展, 에코락 갤러리, 서울 2018 작품문의, 아라아트센터, 서울 2017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100 Artist exhibition, 국회의원회관 2층 제2로비, 서울 청년작가지원 프로젝트, 복합문화 예술공간 다다, 대구 IMAGE LUDENS, 범어 아트 스트리트 Studio 3, 대구 전국대학미술공모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갤러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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